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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질염.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듣게 되는 자궁경부 이상 소견. 둘 다 여성 생식기와 관련된 말이지만, 증상도 겹치고 원인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혼동되기 쉽습니다. 실제로 질염 증상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자궁경부 이상 소견이 발견되어 당황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질염과 자궁경부 이상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증상의 차이와 원인, 그리고 진료 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질염은 감염, 자궁경부 이상은 세포 변화
질염은 말 그대로 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혹은 트리코모나스와 같은 원충에 의해 감염되거나, 질 내 유익균이 감소하면서 방어 기능이 약화될 때 발생합니다. 흔한 증상으로는 가려움, 분비물의 양 증가, 색과 냄새의 변화, 따가움이나 화끈거림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질염은 일상 속의 면역 저하, 생리 전후 위생 관리 문제, 항생제 복용 후 균형 붕괴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며 치료하면 호전됩니다.
반면 자궁경부 이상은 감염이라기보다는 세포 변화입니다. 자궁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경부의 세포에 이형성(비정상 세포 변화)이 나타나는 것으로,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사(Pap smear)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염증으로 보일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HPV가 존재할 경우 세포 변화가 누적되며 자궁경부암 전 단계(자궁경부 상피내종양; CIN)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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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비슷한데 진단이 다르다? 그럴 수 있습니다
질염과 자궁경부 이상 모두 질 분비물의 변화가 주요 단서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분비물이 많거나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낀 여성들이 병원을 방문했을 때, 두 질환 중 어떤 문제인지 애매할 수 있습니다. 질염의 경우, 분비물 색이 노랗거나 초록빛을 띠고 냄새가 심하며, 외음부 가려움이 동반됩니다. 반면 자궁경부 이상은 분비물이 물처럼 흐르거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며, 성관계 후 출혈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질염은 외음부에 불편감이 집중되는 반면, 자궁경부 이상은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있어도 안쪽 깊은 곳의 통증, 하복부 불쾌감, 성교 시 통증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자가진단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Pap 검사에서 비정상 세포가 발견되었을 때조차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질 확대경 검사(colposcopy)나 HPV 검사 등을 함께 시행해 정확히 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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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병원에 가야 하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갑작스럽게 냄새가 강한 분비물이 생긴 경우
- 외음부에 가려움, 따가움, 화끈거림이 있는 경우
- 투명하거나 피 섞인 분비물이 1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 성관계 후 출혈이 있거나, 생리 주기가 아닌데 피가 나오는 경우
- 정기적인 Pap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온 경우
질염은 대부분 약물치료로 회복되며,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나 항진균제를 사용합니다. 자궁경부 이상은 경과 관찰, 반복 검사 또는 조직검사로 구분 진단 후, 필요시 자궁경부 원추절제술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HPV 백신 접종이 매우 중요하며, 생식기 위생과 면역력 유지, 성생활에 대한 안전한 습관이 모두 필요합니다. 특히 HPV는 성경험이 있는 여성 중 약 8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감염 여부보다는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고, 이상 세포 변화로 이어지지 않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입니다.
마무리하며
질염은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고, 자궁경부 이상은 세포 수준의 변화입니다. 둘은 증상이 겹치기도 하지만 그 원인, 치료, 경과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불편감을 느끼는 즉시 병원을 찾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단순한 분비물 변화라 넘기기 쉬운 작은 신호 속에 중요한 건강의 단서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세요. 정기적인 여성 검진은 나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