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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 크기, 또래보다 작은데 괜찮을까요?

by lloooopsll 2025. 4. 18.

고환 크기, 또래보다 작은데 괜찮을까요?
고환 크기, 또래보다 작은데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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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전후 고환의 크기, 부모가 민감해지는 이유

어느 날, 목욕 후 아이의 몸을 닦아주던 엄마는 문득 아이의 고환이 또래보다 작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이는 아직 성장을 한창 앞두고 있는 초등학생. ‘아직 사춘기도 오지 않았는데 너무 민감한 걸까?’ 싶은 마음과 ‘혹시라도 문제가 있으면 놓치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는 생각보다 많다. 실제로 ‘고환 크기’는 성장 시기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으며, 단순히 외형만 보고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사춘기 전의 남아는 대부분 고환 크기가 작게 보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 고환의 크기는 약 1~2㎖, 길이 기준으로 약 2~2.5cm 정도로 매우 작고 미묘하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아이들과의 크기 비교가 가능한 상황, 예컨대 공동 샤워장이나 수영장, 혹은 온라인 정보 등에서 ‘정상’이라는 기준을 보았을 때 부모나 아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사실 고환의 크기는 아이의 성장 속도, 유전적 요인, 체질, 호르몬의 변화 등에 따라 개별 차이가 크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에서는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초기 신체 변화로 고환의 부피 증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만 9세~14세 사이에 고환의 크기가 서서히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2차 성징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즉, 그 이전까지는 작게 느껴지는 것이 정상 범주 안의 현상인 것이다.

고환이 너무 작아 보인다면, 언제 병원을 가야 할까?

부모로서 중요한 것은 ‘다른 아이보다 작아 보이는가’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 변화에 따른 흐름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다. 고환이 9세 이후에도 변화 없이 계속 작고, 성기의 성장도 전혀 없으며 겨드랑이 털이나 변성기 등 2차 성징의 징후도 없다면, 사춘기 지연(delayed puberty)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엔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고환이 4㎖ 이상으로 커지지 않은 채 만 14세가 지나도록 아무런 2차 성징이 없다면 사춘기 지연 진단 기준에 해당하며, 이 경우 성호르몬 검사, 뼈나이 촬영, 뇌 MRI 등의 검사를 통해 내분비 기능을 확인한다고 한다(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2021).

그러나 단순히 ‘작아 보여서’ 걱정이 되는 경우라면, 지나친 불안보다는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과 발달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한 엄마는 11세 아들이 친구들보다 사춘기 변화가 늦어 보여 걱정스러워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아이 체형이나 유전 특성상 사춘기가 조금 늦을 뿐, 호르몬 수치는 정상이니 기다리면 된다”고 안내해주었다. 실제로 1년 반 후 아이는 또래만큼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조금 늦는 것은 결코 이상이 아니다.

한편 고환이 작아 보이면서도 비대칭이 심하거나, 한쪽이 촉지되지 않을 때는 잠복고환(undescended testis)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출생 시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못한 상태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생식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성장을 기다리는 시간,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힘

사춘기는 단순한 성적 성숙뿐만 아니라, 아이의 자존감과 신체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다. 고환의 크기나 음경 발달에 대한 아이의 불안은, 자칫하면 심리적인 위축이나 또래 관계에서의 거리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부모와 소통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인터넷이나 또래 친구를 통해 잘못된 인식을 가질 위험도 크다.

그래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의 몸에 대해 민감하되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몸에 대해 걱정이나 궁금증을 표현한다면, 무시하거나 단순히 “괜찮아”라고 넘기기보다는, “지금은 그런 변화가 천천히 일어나는 시기야. 너는 너의 속도로 잘 자라고 있어”라는 말로 아이의 자율적인 성장을 인정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고환의 크기만이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 지표—예를 들어 키, 체중, 목소리 변화, 겨드랑이 체모 발달 등—을 함께 보며 균형적인 발달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일찍 사춘기가 시작되어 고환이 일찍 커진다면, 오히려 성조숙증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의 신체 변화에 대해 과도한 불안을 가지거나, 조기 개입을 반복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성장을 ‘문제’로 인식하게 되어 오히려 성적 발달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될 수 있다(출처: The Journal of Adolescent Health, 2019). 그러므로 부모의 역할은 의심보다는 지지와 관찰에 중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아이는 저마다의 속도로 자란다. 옆집 아이보다 조금 늦는다고 해서, 친구들보다 작아 보인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성장의 스펙트럼 안에서, 아이가 스스로의 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 ‘작아 보이는’ 고환이 아닌, ‘충분히 자라고 있는’ 아이를 봐주세요. 아이는 오늘도 자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