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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성에 관심이 많은 걸까?

by lloooopsll 2025. 4. 28.

성적인 생각이 자꾸 떠올라요… 나만 그런 걸까요?

사춘기 시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오래 품고 있는 질문들이 있어요. “왜 나는 자꾸 야한 생각을 할까?”, “다른 친구들은 괜찮은데 나만 성에 집착하는 건 아닐까?”, “혹시 내가 이상한 걸까?” 하는 걱정들 말이에요. 이 시기의 성적인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으로, 때로는 죄책감과 불안, 자기혐오로까지 이어지기도 해요. 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이런 감정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겪는 자연스럽고 흔한 일이라는 거예요. 단지 주변에서 아무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때문에, 나 혼자만 그런 것처럼 느껴질 뿐이죠.

 

실제로 청소년기에는 성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신체적 성장이 본격화되고, 동시에 성적 자각과 욕구도 강해져요. 성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이며, 사춘기에는 그 반응이 뇌와 몸 전체에서 빠르게 확장되죠. 뇌과학적으로도 이 시기의 뇌는 보상중추와 감각 수용체가 발달하는 반면, 충동을 조절하는 전전두엽은 아직 미숙한 상태예요. 즉, 성적 호기심이 강하고 자주 떠오르며 그것을 통제하기 어려운 것은, 뇌의 발달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에요.

 

이런 변화를 겪는 건 당신만이 아니에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약 82%, 고등학생의 약 93%가 “성에 대해 자주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그중 약 64%는 “그런 생각을 하면 죄책감이 든다”고 응답했고, 58%는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죠. 즉, 대부분의 청소년은 성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복잡한 감정도 경험하고 있지만, 그 감정을 표현할 창구가 없다는 사실이 문제인 거예요. 이런 상황은 성에 대한 오해와 왜곡된 정보 탐색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감정을 숨기다 보면, 불안이나 충동으로 커지게 되죠.


나만 성에 관심이 많은 걸까?
나만 성에 관심이 많은 걸까?

많이 생각하는 건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적인 발달이에요

나 역시 중학교 시절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을 보면서 갑자기 심장이 뛰고, 생각지도 못한 장면이 떠올라 혼자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어느 날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하루 종일 불쾌하고 불편했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어요. 그때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성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딱딱하거나 위협적인 문장으로 가득했고, “절제하라”, “죄다”, “버릇이다”라는 식의 말뿐이었어요. 그러니 “내가 잘못된 건가?”라는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 알게 되었어요. 그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걸요.

 

심리학자들도 청소년기의 성적 상상이나 자위, 음란물 탐색 등을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보지 않아요. 오히려 이러한 경험은 자아를 탐색하는 한 과정이며, 적절한 정보와 감정 조절 능력만 있다면 성숙한 성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죠.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사춘기 청소년의 자위는 건강한 자기이해의 일부이며, 수치심을 느끼게 하기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어요(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2016).

 

그렇다면 성에 관심이 많다는 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걸까? 맞아요. 문제는 아니에요.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질문이 생겨요. ‘그 관심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어야 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성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이야기 그 이상이에요.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신체적 반응을 인정하되,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룰지, 어디까지가 나와 타인을 위한 ‘건강한 기준’일지를 고민해보는 게 사춘기 성의 진짜 중심이에요.

 

예를 들어 자위를 자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건 아니에요. 다만 그것이 생활을 방해하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든다면 그건 조절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성적인 상상을 한다고 해서 비정상은 아니지만, 상상 속 장면이 현실에 대한 왜곡된 기준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어요. 음란물을 본 경험이 있다면, 그 장면이 ‘진짜 성관계’가 아님을 분명히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죠. 이처럼 성에 대한 관심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예요.


성에 관심 있는 나, 괜찮을까? 이제는 제대로 바라보자

사춘기의 성은 통제 대상이 아니에요. 오히려 이 시기의 감정은 배우고 익혀야 할 대상이에요. ‘성에 대해 생각하는 나’와 친해지는 일, 그것이야말로 건강한 성장의 시작이에요. 네가 지금 걱정하고 있는 ‘성적 관심’은, 너의 뇌가 발달하고 있다는 신호고, 몸이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숨길 것도, 억지로 없애야 할 것도 아니에요. 대신 그 감정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와 대화하는 힘을 키워야 해요. 그 힘이 자라야 나중에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어요.

 

성은 부끄러운 게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다루어도 괜찮은 것도 아니에요. 감정이라는 건 원래 통제가 쉽지 않지만, 이해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성숙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바로 지금, 당신은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에요.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천천히, 하나하나 익혀가면 돼죠.

 

💛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변화야. 누구도 이상하지 않고, 누구도 나쁘지 않아. 나만 그렇다고 느끼는 그 순간에도 사실은 많은 또래들이 같은 질문을 하고 있어. 중요한 건 그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게 아니라, 어떻게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돌볼 수 있을지를 천천히 배워가는 거야. 너는 지금 잘 자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