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이 자꾸 튀어나와요, 정상일까요?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꼽이 어느 날부터 이상해졌다고 느낀 적이 있었을 거예요.
수유를 하다가, 기저귀를 갈다가, 문득 아이의 배꼽을 봤는데 평소와 다르게 볼록하고 동그랗게 튀어나와 있는 배꼽이 눈에 들어오죠.
특히 아기가 울거나 배에 힘을 줄 때마다 그 튀어나온 부분이 더 도드라지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혹시 이거 터지는 거 아니야?”, “탈장이면 수술해야 하나?” 같은 걱정이 앞서기 시작해요.
병원에서 “배꼽 탈장이에요”라는 말을 들으면, 한 번쯤 당황하게 되죠.
그런데 의외로 이건 신생아 시기에 상당히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이에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진료지침에 따르면, 전체 신생아의 약 10~20%가 배꼽 탈장을 경험한다고 해요.
특히 이른둥이나 저체중아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게 조금 더 많다고 보고돼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신생아 배꼽 탈장은 배꼽 주위 근육이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아, 복부의 압력이 높아질 때 장 일부가 배꼽 쪽으로 밀려 나오는 상태예요.
이게 겉으로 보기엔 배꼽이 부풀고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혹시 장기가 밖으로 빠진 건가?” 하는 극단적인 걱정을 하게 되는 거예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배꼽 탈장은 터지거나 위험해지지 않아요. 배꼽 아래쪽 근육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닫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부풀어 보였던 부분도 점차 작아져요.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80~90% 이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처는, 과도하게 걱정하기보다 정기적으로 배꼽 상태를 관찰하며 지켜보는 것이에요.
수술이 필요한 걸까요? 아니면 그냥 기다려도 될까요?
신생아 배꼽 탈장 진단을 받고 나면,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그리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예요.
인터넷에는 배꼽 탈장을 눌러서 테이프로 붙이거나, 동전으로 꾹 누르는 민간요법이 떠돌지만, 이런 방법은 피부 자극,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지 않은 대응이에요. 의학적으로는 대부분 생후 1~2년 안에 저절로 닫힌다는 것이 현재의 치료 지침이에요.
대한소아외과학회의 권고에 따르면, 탈장의 크기가 1.5cm 미만이고 장기가 끼어들지 않는 한 대부분 자연 치유가 되며, 그냥 두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해요.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 배꼽이 계속 커지거나
- 탈장된 부위가 딱딱하게 만져지고
- 아이가 심하게 울고 보채며
- 손으로 눌렀을 때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경우
이런 경우는 장기 일부가 탈장 부위에 끼어 혈류 공급이 막힐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에서 확인받아야 해요.
다행히 이런 응급 상황은 드물고, 대부분은 아이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한 엄마는 아이가 생후 1개월 무렵 배꼽이 툭 튀어나오는 걸 보고 병원에 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지금은 괜찮고, 보통 돌 전후로 닫히는 경우가 많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해주셨죠.
그 말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놓였고, 결국 10개월쯤 되었을 때 정말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조금 울더라도 괜찮아, 네가 자라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줬던 그 순간이 지금 생각해보면 내 아이에게 가장 큰 응원이었던 것 같아요.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함께 기다리는 시간이에요
아이를 처음 키우는 부모에게 ‘기다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어요. 눈에 보이는 증상이 생겼고, 그게 장기나 배와 관련된 일이라면
당연히 불안하고, 혹시 이게 평생 이어지는 문제는 아닐까, 아프지는 않을까, 아이에게 뭔가 이상한 게 있는 건 아닐까 수없이 많은 걱정이 따라오죠.
하지만 배꼽 탈장은 아이가 아프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괴로운 질환이 아니고, 대부분은 아이의 성장이라는 자연스러운 흐름 안에서 회복될 수 있는 증상이에요. 부모가 해야 하는 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전문가의 확인을 받고, 그 이후엔 불안보다는 신뢰의 마음으로 기다려주는 것이에요. 병원에 따라서는 만 2세 전후까지 자연 회복을 지켜보다가 탈장 부위가 여전히 크고, 미용적인 이유나 돌출감이 계속 남아 있는 경우에만 간단한 수술로 정리하는 방법을 권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도 응급 수술이 아니라,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마취가 더 안전한 시기를 고려한 계획된 수술이에요. 그러니 혹시라도 지금 배꼽이 볼록한 아이를 바라보며 “혹시 지금 뭔가 큰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 하고 걱정하고 있었다면, 그 걱정을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아요.
💛 아이는 잘 자라고 있고,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해내고 있어요. 그건 어떤 증상도 가릴 수 없는 사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