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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낯가림,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부모가 겪는 고민과 해결의 순간들

by lloooopsll 2025. 3. 28.

심한 낯가림,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부모가 겪는 고민과 해결의 순간들
심한 낯가림,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부모가 겪는 고민과 해결의 순간들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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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낯가림이 심해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처음에는 "아, 이제 사람 구분을 할 줄 아는구나" 하며 대견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면 부모는 걱정이 앞선다.

낯선 사람이 말을 걸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리고, 친척들이 안아주려 하면 몸을 바짝 움츠린 채 엄마나 아빠에게 매달리는 모습. 심지어 가족 모임에서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피해 도망 다니고,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들이 다가오면 얼어붙어버리는 모습. 부모는 "이러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건 아닐까?",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 하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게 된다.

우리 아이도 한때 심한 낯가림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작은 변화에도 불안해하고,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며 낯선 사람이 다가오기만 해도 울음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점차 변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낯선 환경에서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심한 낯가림을 보이는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겪는 고민과 경험, 그리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방법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라면, 이 글이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낯가림, 언제부터 심해질까?

낯가림은 보통 생후 6개월 전후부터 시작된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부모와 낯선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생기면서, 처음 보는 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낯가림이 줄어든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12개월이 지나도 낯선 사람에게 안기는 것은커녕 눈을 마주치는 것도 어려워했고, 18개월이 되어서도 처음 가는 장소에서는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24개월이 지나면서는 새로운 사람이나 환경을 만날 때 아예 눈을 피하고 고개를 숙이며 몸을 숨기려 했다.

낯가림이 이렇게 심하면 부모는 여러 가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혹시 아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 "내가 너무 아이를 품에서만 키운 걸까?" 하는 자책과 불안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심한 낯가림, 부모가 가장 힘든 순간들

낯가림이 심한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가장 난감한 순간은 바로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친척들이 반갑게 다가오며 "우리 애기~ 이리 와봐!" 하고 손을 내밀면, 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내 품에 바짝 파고들며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어른들은 "어머, 왜 이렇게 낯을 가려?", "엄마가 너무 품에서만 키웠나 봐~", "이러다 유치원 가서 친구 못 사귀는 거 아냐?" 같은 말을 던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나도 걱정인데, 그 말을 굳이 해야 하나요?"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놀이터에 가서 또래 아이들이 다가와도 우리 아이는 움츠러들기만 했다. 다른 아이들이 "같이 놀자"며 손을 내밀어도 뒤로 물러서며 나를 찾았다. 나는 아이를 밀어내지도, 그렇다고 강요하지도 못한 채 그저 아이 곁에 있어 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유치원 입학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이렇게 낯을 가리는데, 유치원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혹시 혼자 구석에만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 – 강요하지 않기, 하지만 기회는 열어두기

우리 아이의 낯가림이 나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을 정하고,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요하지 않되, 경험할 기회는 열어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아이가 낯을 가려도 일부러 사람들 속에 데려가면 익숙해지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족 모임에도 데려가고, 놀이터에도 자주 나갔지만, 아이는 더 불안해할 뿐이었다. "인사해야지!"라고 다그칠 때마다 오히려 몸을 더 움츠리고 나를 꼭 붙잡았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사람들을 억지로 만나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먼저, 아이가 불안해하는 장소에서는 엄마와의 신뢰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 낯선 곳에 가서도 내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손을 잡아주고,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다가올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

또래 아이들과의 만남도 작은 그룹부터 시작했다. 한 번에 여러 명을 만나게 하기보다, 한두 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친구 집이 아니라 우리 집에서 놀게 했고, 놀이 시간도 짧게 잡았다. 이렇게 조금씩 친해지면서 아이는 서서히 새로운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법을 배워갔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었다. 아이가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쳤을 때, 내가 먼저 "와~ 오늘 눈 마주쳤네! 엄청 용기 냈구나!" 하며 칭찬해 주었다. 단순한 행동 하나라도 아이가 용기를 낼 때마다 인정해 주었더니, 아이도 점차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있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가 가장 힘든 점은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까?" 하는 불안감이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며 차근차근 적응할 기회를 주면, 아이는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과 관계를 맺어가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도 여전히 낯선 환경에서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내 품에 숨기보다 한 발짝 앞으로 나서고, 낯선 사람과도 짧게나마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불안해할 때 곁에서 지켜봐 주는 것, 그리고 조금씩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심한 낯가림을 가진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우리 아이만의 속도를 믿어주자. 아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가 함께 있어 준다면, 아이는 어느 순간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