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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어느 날, 문득 말을 더듬는 모습을 발견하면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엄... 엄마, 그게... 그게..." 하면서 단어를 반복하거나, 한 문장을 끝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걱정이 앞선다. "혹시 말더듬이 생긴 걸까?", "이거 훈련하면 고쳐질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걸까?"
말더듬은 어린아이들에게 비교적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특히 언어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에는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속도와 실제 말하는 속도가 맞지 않아 자연스럽게 말을 더듬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말더듬이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언어적 어려움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가 말을 더듬을 때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기다려주면 자연스럽게 나아질까, 아니면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까?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말을 더듬는 원인과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경우, 그리고 치료나 훈련이 필요한 경우의 차이를 알아보고, 부모가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이유 – 성장 과정일까, 문제일까?
아이들은 말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는다. 처음에는 단어를 하나씩 말하다가 점점 긴 문장을 만들고, 말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2~5세 사이의 아이들은 언어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말하는 속도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단어를 반복하거나 특정 소리를 늘이면서 말을 더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발달성 말더듬이라고 한다.
발달성 말더듬은 전체 유아의 약 5% 정도가 경험하는 비교적 흔한 현상이며,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단순한 성장 과정이 아니라, 더 깊은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나아지는 경우 vs.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이게 그냥 기다리면 나아질까?" 하는 부분일 것이다. 말더듬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
- 말을 더듬는 시기가 2~5세 사이에 시작되었고, 몇 개월 안에 점점 줄어드는 경우
- 말할 때 긴장한 모습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경우
- 말을 더듬어도 아이가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경우
- 특정 단어나 문장에서만 가끔 더듬고, 다른 상황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말하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차분하게 기다려주면서 아이가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경우
- 말더듬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 말을 할 때 눈을 깜빡이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등 부수적인 움직임(틱 행동)이 동반되는 경우
- 말을 더듬을 때 아이가 스스로 불안해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
- 특정 상황(예: 발표,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서 말더듬이 심해지고, 점점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
- 말더듬이 점점 심해지거나, 반복하는 단어의 개수가 늘어나면서 문장을 완성하기 어려워지는 경우
이런 경우라면 부모가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말더듬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이므로, 언어 치료나 전문 상담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부모가 말을 더듬는 아이를 대할 때 조심해야 할 것
아이가 말을 더듬는 모습을 보이면 부모는 본능적으로 "천천히 말해봐", "다시 한 번 또박또박 말해볼래?" 같은 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반응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부모가 "다시 말해봐"라고 하면 스스로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아 위축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우선,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 자체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가 말을 더듬더라도 끝까지 기다려 주고, 아이가 말한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말할 때도 천천히, 부드러운 속도로 말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하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기 때문에, 부모가 너무 빠르게 말하면 아이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려다 더듬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에 대해 불필요한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왜 그렇게 말해?" 같은 부정적인 반응은 오히려 아이가 말을 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만들 수 있다.
말더듬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
아이가 말더듬을 경험할 때, 부모가 올바른 방법으로 도와주면 훨씬 더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대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마음껏 말할 수 있도록 하루에 10~15분 정도 아이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말을 더듬더라도 중간에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두 번째로, 놀이를 통해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역할 놀이를 하면서 아이가 자연스럽게 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이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 아이의 말을 긍정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더듬지 않고 문장을 완성했을 때 "와, 지금 말이 참 자연스러웠어!" 같은 칭찬을 해주면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속도를 조절하는 연습을 함께 해볼 수 있다. 말을 더듬는 아이들은 생각하는 속도와 말하는 속도가 맞지 않아서 더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가 천천히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도 점차 영향을 받는다.
결론 – 아이가 말을 더듬더라도 차분하게 기다려주자
말더듬은 유아기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며,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아이가 말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고, 말더듬을 문제 삼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주면 아이는 더 편안한 상태에서 언어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조급해하지 않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이가 말을 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점차 자연스럽게 더 유창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