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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고환 크기가 달라요, 꼭 병원에 가야 할까?

by lloooopsll 2025. 5. 4.

아이의 고환이 달라 보일 때 부모가 느끼는 불안

아이가 목욕을 하거나 기저귀를 갈 때, 혹은 다리를 벌리고 있을 때 문득 발견하게 된다.
"어? 왜 오른쪽 고환은 큰데 왼쪽은 작지?", "한쪽은 아래에 있고, 한쪽은 위에 있는 것 같아…"
그 순간 부모는 놀라고 불안해진다. 혹시 기형은 아닐까, 고환이 안 내려온 걸까, 물이 찬 건 아닐까?
특히 남자아이의 생식기 관련 문제는 쉽게 꺼내기도 어렵고, 어디서 물어보기도 민망해서 마음속으로만 불안이 쌓이기 쉽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절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많은 부모들이 처음으로 고환의 비대칭을 발견했을 때, 자신이 너무 예민한 건 아닌가 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니다.
아이의 고환을 살피고 걱정하는 건 부모로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책임감 있는 행동이다.

특히 신생아부터 만 3세까지는 고환의 위치나 크기, 형태가 조금씩 달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관찰이 필요한 상황’과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는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
이 글은 그런 판단을 도울 수 있도록, 의학적 기준과 함께 부모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한다.


아이 고환 크기가 달라요, 꼭 병원에 가야 할까?
아이 고환 크기가 달라요, 꼭 병원에 가야 할까?

고환 크기의 차이는 정상일까? 이상일까?

고환은 일반적으로 양쪽 크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는 성인 남성도 마찬가지로, 통상적으로 오른쪽 고환이 약간 더 크거나 아래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약간의 크기 차이는 완전히 정상적인 범주 안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 차이가 눈에 띄게 크거나, 한쪽이 만져지지 않거나, 고환 아래로 물컹한 무언가가 만져진다면 이제는 관찰을 넘어서 병원 진료를 고민해야 하는 신호일 수 있다.

먼저 가장 많은 부모가 걱정하는 경우가 ‘고환이 한쪽으로만 내려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다. 이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은 잠복고환(undescended testis)이다. 고환은 태아기에는 복부 쪽에 있다가 출생 직전 또는 직후에 음낭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 과정이 완전하지 않으면 고환이 복부나 서혜부(사타구니) 근처에 머물게 된다. 만약 만져보았을 때 고환이 음낭에 없는 것 같고 사타구니 쪽에 혹처럼 만져진다면, 반드시 소아비뇨기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또 한 가지 흔한 경우는 정류고환(retractile testis)이다. 이 경우는 고환이 음낭과 사타구니 사이를 오르내리는 현상인데, 이는 고환의 근육(피부근)이 예민하게 반응해 순간적으로 고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경우는 대부분 성장이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해결되며,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부모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번쯤 진료를 통해 정류고환인지 잠복고환인지 구분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경우는 음낭에 고환보다 더 큰 ‘물혹’처럼 부풀어 있는 것이 보일 때다. 이럴 경우는 음낭수종(hydrocele)을 의심할 수 있다. 음낭수종은 고환 주변에 액체가 고여 생기는 현상으로, 대개 생후 1~2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흡수되며 사라진다. 하지만 부피가 계속 커지거나 고환이 눌려 보이는 경우는 정밀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고환이 아예 보이지 않거나, 아이가 고환 부위를 만지면 아프다고 하거나, 고환이 단단하게 만져지는 경우는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만 1세가 지났는데도 고환이 내려오지 않았거나 한쪽만 눈에 띄게 작다면, 이후 생식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너무 오래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불안할수록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정확히 확인하세요

고환 크기나 위치는 대부분의 경우 자연적인 생리적 차이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라는 말 속에는 항상 예외가 존재한다. 한 사람의 아이에게는 그 1%의 가능성이 전부일 수 있기 때문에, 부모의 걱정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소아비뇨기과나 소아외과에서는 보통 생후 6개월~1세 사이에 고환의 위치와 기능을 진료를 통해 평가하길 권장한다.
특히 육안으로 명확하게 보이지 않거나, 매번 관찰할 때마다 크기가 극단적으로 달라 보인다면 한 번쯤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도,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며 같은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고환이 하루는 잘 보였다가, 또 하루는 위로 올라가 있는 듯해 혼란스러웠다.
결국 소아비뇨기과 진료를 받았고, 정류고환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아직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고, 성장하면서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듣고 안심할 수 있었다. 그때 느꼈다.
“괜한 걱정이었더라도, 확인한 것이 훨씬 나았다.”

고환에 물이 찬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음낭수종 외에도 탈장의 가능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복부에서 음낭 쪽으로 내장이 빠져나오며 볼록하게 보이는 현상인데, 울거나 기침할 때 더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만약 음낭 부위가 불룩하고,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들어갔다 다시 튀어나오는 느낌이라면, 반드시 소아외과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딤플이나 고환 위치처럼 부모가 처음에는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에 대해 궁금하다면, 관련 글도 함께 읽어보자.
또, 신생아 시기의 이상 징후 관찰에 대해서는 [신생아가 잘 때 한쪽으로만 머리를 돌려요, 괜찮을까요?] 글에서 다양한 초기 관찰 포인트를 소개하고 있다.

 

💛 사랑하는 내 아이의 작은 이상도 민감하게 느끼는 부모의 감정, 그건 과민한 게 아니라 ‘정상’이고, 오히려 ‘책임감’이다. 의심이 생기면 꼭 확인하자. 불안은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감정이다. 괜찮다는 말을 듣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