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립션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는 수많은 순간 고민에 빠지게 된다. 또래 아이들은 옹알이를 하는데 우리 아이는 조용할 때, 다른 아이들은 손짓을 하고 반응하는데 우리 아이는 관심이 없어 보일 때, 눈을 잘 마주치지 않거나 특정 행동을 반복할 때, 부모는 문득 불안해진다. "혹시 우리 아이, 자폐일까?"
최근 이상인 배우의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진단을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많은 부모들이 비슷한 걱정을 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자폐 체크리스트’ 같은 정보들이 쏟아지지만, 그 정보만으로 확신을 가지기도 어렵고 오히려 불안감만 커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단순한 ‘느림’이나 ‘말이 늦음’과는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부모는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오늘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걱정될 때 부모가 체크해야 할 사항과, 불안감을 줄이면서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정확히 무엇일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단순히 ‘말이 늦거나’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신경 발달의 차이로 인해 사회적 소통과 행동에서 반복적인 패턴을 보이는 특성을 가진 발달 장애이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자폐 증상의 정도와 유형은 개인마다 크게 다를 수 있다.
과거에는 ‘고기능 자폐’, ‘아스퍼거 증후군’ 등으로 세분화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개념이 통합되어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어떤 아이는 말이 유창하지만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어떤 아이는 특정한 움직임이나 관심사에 지나치게 집중할 수 있다. 즉,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며, 반드시 고정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아이가 느린 것인지, 아니면 신경 발달에 차이가 있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느린 아이 vs 자폐 스펙트럼 장애, 어떻게 구분할까?
아이들은 저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다. 어떤 아이는 말이 빠르고, 어떤 아이는 늦게 걸으며, 어떤 아이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조금 느릴 수 있다. 하지만 느린 발달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중요한 기준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1. 눈 맞춤과 사회적 관심
일반적으로 발달이 늦은 아이들은 부모와 눈 맞춤을 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다. 낯선 환경에서도 부모를 찾거나,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반면,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들은 눈 맞춤을 피하거나, 부모가 불러도 반응이 적거나, 주변 사람보다는 특정 사물에 더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부모가 "엄마 봐~!" 하고 불러도 고개를 돌리지 않거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2. 언어 발달과 의사소통
말이 늦는다고 해서 무조건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말이 늦은 것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의 차이는 ‘의사소통 방식’에서 나타난다.
발달이 늦은 아이들은 말을 못 하더라도 몸짓이나 눈빛으로 의사 표현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손짓을 하거나 엄마 손을 잡아 끌고 가는 등의 행동을 한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들은 의사소통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특정한 말만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질문을 해도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의미 없이 같은 단어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3. 반복적인 행동과 특정 관심사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들은 특정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을 흔들거나, 빙빙 도는 행동, 특정한 소리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특정한 관심사(예: 자동차 바퀴, 특정 장난감, 숫자 등)에 지나치게 집착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발달이 느린 아이들은 관심이 다양한 편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놀이 방식이 자연스럽게 변한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아이들은 특정한 놀이만 반복하거나, 다른 아이들과의 놀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일까? 부모가 해야 할 일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인지 걱정된다면 가장 먼저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체크리스트를 찾아보고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 생후 18~24개월이 지나도 다음과 같은 행동이 지속된다면 상담을 고려해보자.
- 눈 맞춤이 거의 없거나, 부르면 반응이 적음
- 의사소통(말 또는 몸짓)에 관심이 없음
- 특정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특정 사물에 지나친 집착을 보임
- 또래와 어울리기 어려워하고 혼자만의 놀이에 빠짐
조기 진단을 통해 아이에게 필요한 지원을 빨리 받을 수 있다면, 성장 과정에서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부모가 걱정을 줄이고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
아이의 발달에 대해 걱정이 많아지는 순간,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불안에 휩싸이지 않는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빠른 개입과 적절한 교육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 아이와의 소통을 늘려보자.
말이 늦는 아이는 부모의 말과 반응을 듣고 따라 하면서 언어 발달이 촉진될 수 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자주 말을 걸어주며, 다양한 놀이를 시도해 보자.
✔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활용해 상호작용을 유도하자.
무엇이든 강요하기보다는,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자.
주변의 시선이나 불필요한 걱정 때문에 전문가 상담을 미루지 말자. 발달 전문가나 소아정신과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결론 – 부모의 걱정을 줄이고,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자
아이가 조금 느리거나 다르게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마다 성장 속도와 방식이 다르고, 발달 지연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구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불안에 빠지기보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워나갈 것이고, 부모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준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는 성장할 수 있다.
우리 아이, 조금 느릴 수 있지만 괜찮다. 부모가 함께 걸어간다면, 분명히 더 나아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