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많은 당신에게, 근종과 임신을 둘러싼 진짜 이야기
디스크립션
임신을 준비하는데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습니다. 임신이 가능할지, 근종이 영향을 미칠지, 수술이 필요한지. 불안을 줄이기 위해 지금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1.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임신이 어려운 건 아닙니다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의 40~6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ACOG, 2021). 진단 자체만으로 ‘임신이 어렵다’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 중 많은 수가 임신에 성공하고, 정상적인 출산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근종의 존재 유무보다 ‘어떤 종류의 근종인가’입니다.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점막하근종, 근층내근종, 장막하근종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점막하근종(submucosal fibroid)**은 자궁내막을 직접 압박해 **수정란의 착상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Pritts et al., Fertility & Sterility, 2009). 반면, 장막하근종(subserosal fibroid)은 자궁의 바깥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임신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근층내근종(intramural fibroid)의 경우에는 크기와 위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며, 5cm 이상으로 자궁내막을 압박하는 위치라면 착상 저해 또는 조기 유산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즉, ‘근종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근종이 어디에, 얼마나,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임신 가능성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2. 어떤 경우엔 수술이 필요하고, 어떤 경우엔 지켜봐도 괜찮아요
임신 전 자궁근종을 진단받고 수술 여부를 고민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임신이 잘 안 되면 어쩌지?’라는 불안입니다. 하지만 모든 자궁근종이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무리한 수술은 오히려 자궁에 불필요한 흉터를 남기거나 임신 시 유착, 조기 진통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수술을 고려하는 기준은 의학적으로 명확합니다. 첫째, 근종의 크기가 5cm 이상이고 자궁내막을 변형시켜 착상 공간을 줄이거나 출혈을 유발할 경우. 둘째, 반복 유산이나 불임의 원인이 명확히 근종으로 추정될 경우. 셋째, 초음파나 MRI에서 점막하근종으로 확진된 경우(이 경우는 제거하는 것이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Jayaprakasan et al., Hum Reprod Update, 2017). 반면, 장막하근종이거나 근종이 자궁내막과 거리를 두고 있다면 꼭 수술할 필요는 없으며, 주기적으로 크기 변화만 관찰해도 됩니다. 최근에는 HIFU(고강도 집속 초음파) 같은 비수술적 시술도 활용되지만, 이 역시 임신을 계획 중인 경우 장기 안전성 자료가 부족하므로 신중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임신이 가능한 자궁 환경을 유지하되, 불필요한 손상을 피하는 것입니다. 수술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3. 자궁근종이 있어도 임신을 준비할 수 있어요 — 불안보다 정확한 정보가 먼저예요
임신을 준비하면서 자궁근종 진단을 받는 것은 분명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자칫 ‘나는 이제 어렵겠구나’라는 좌절로 이어지기도 하고,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에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도 정상 임신이 가능한 경우가 많고, 임신 후에도 주의 깊은 관리와 함께 건강한 출산까지 이어진 사례도 수없이 많습니다. 물론 임신 중 근종이 커지는 경우도 있고, 조기 진통이나 태반 위치 변화 등에 영향을 주는 사례도 있지만, 이 역시 고위험임신으로 분류되어 철저한 관리가 가능한 시대입니다. 중요한 것은 진단받았다고 지나치게 낙심하기보다는, 내 근종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지금 겪는 불안은 매우 자연스럽지만, 잘못된 정보가 그 불안을 더 크게 만들지는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의료진과 함께 초음파 또는 MRI를 통해 근종의 위치, 크기, 내막과의 거리를 정확히 확인하고, 생리 양상, 출혈 여부,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도 함께 공유하세요. 이 모든 정보가 합쳐질 때, 비로소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명확하게 정리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고, 자궁근종이 있어도 충분히 임신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정보를 기반으로 나를 믿는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