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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무력증 수술 후, 임신을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관리법

by lloooopsll 2025. 5. 5.

자궁경부무력증 진단 후, 부모가 마주하는 가장 큰 고민

임신 중반, 아무런 전조 없이 찾아오는 복통과 출혈. 검진 결과 자궁경부가 짧아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부모의 마음은 한순간에 얼어붙는다. 특히 자궁경부무력증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아기가 아직 너무 어린데…’,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자궁경부무력증은 자궁경부(자궁 입구)가 정상보다 일찍 열리거나 짧아지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태아가 충분히 자라기 전에 조산이나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된다.
가장 흔하게는 16~24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과거 유산 경험이 있거나 자궁경부 관련 시술을 받았던 여성에서 더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다행히 조기 발견 시 경부봉축술(serclage)이라는 수술을 통해 자궁경부를 묶어 조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수술 후에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수술을 했다고 해서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와 생활 습관 조정이 필요하고, 임신 기간 내내 끊임없는 관찰과 병원 방문이 이어진다. 특히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처음 자궁경부무력증을 진단받은 임신부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혹시 무리하면 다시 열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 속에서 매 순간을 조심스럽게 살아가게 된다.


자궁경부무력증 수술 후, 임신을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관리법
자궁경부무력증 수술 후, 임신을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관리법

수술 이후에도 끝난 게 아니에요: 자궁경부를 지키는 생활 관리법

수술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이다. 하지만 안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누워만 있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진짜 중요한 것은 자궁경부에 물리적 압박을 최소화하고, 염증이나 감염을 피하는 것이다.

첫째, 과도한 활동은 피해야 한다.
장시간 서 있기, 무거운 물건 들기, 갑작스럽게 쪼그려 앉는 자세는 모두 자궁경부에 압박을 줄 수 있다. 내 경우에는 경부봉축술을 받은 직후부터 2주 정도는 거의 누워서 생활했고, 그 이후로는 의사 지시에 따라 짧은 산책과 좌식 생활을 병행했다. 무리한 활동은 피하되, 혈액순환 저하나 근육 약화를 막기 위한 가벼운 움직임은 꼭 필요했다.

둘째, 변비 관리가 중요하다.
배에 힘을 주는 순간 자궁경부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필요할 경우 산부인과에서 임산부용 완하제를 처방받기도 한다. ‘변비 때문에 유산될 수도 있다’는 말이 오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자궁경부무력증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는 절대 예외가 아니다.

셋째, 질염이나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 자궁 입구가 민감해져 있기 때문에, 질염이나 세균 감염이 조산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냉의 양이 많아지거나 색깔이 노랗고 냄새가 강해졌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와 관련된 [임신 중 질염, 태아에게 영향 있나요?] 글에서는 감염 징후와 대처 방법을 정리해두었으니 함께 참고하면 좋다.

넷째, 수면 자세도 신경 쓰자.
왼쪽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자궁 혈류를 좋게 하고 압박을 줄여준다. 등을 대고 오래 누워 있으면 자궁이 하대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조심스럽지만, 모든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오늘 하루도 잘 지났어, 아기는 잘 버텨주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병원은 언제 가야 할까? 정기검진 외 ‘이럴 땐 바로!’ 체크포인트

자궁경부무력증 수술을 받은 경우, 정기 검진은 일반 임신부보다 더 자주 이루어진다. 보통 2주 간격으로 초음파를 통해 자궁경부 길이와 태아의 상태를 체크하게 된다. 그러나 정기 검진 외에도 비정상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으로 즉시 연락해야 한다. 대표적인 경고 신호는 다음과 같다:

  • 갑작스런 복통, 또는 하복부가 지속적으로 단단해지는 느낌
  • 질 분비물이 갑자기 많아졌거나 색, 냄새가 변한 경우
  • 출혈 또는 갈색의 혈성 분비물이 보일 때
  • 태동이 갑자기 느껴지지 않거나 과도하게 많을 때

나도 한밤중에 갈색 냉을 본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는 갈색 냉은 흔하다는 글도 많았지만, 나는 의심이 들었고 바로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의사 선생님은 “이런 몸의 신호는 절대 혼자 판단하지 말고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때부터 나는 어떤 징후도 ‘과민한 반응’이라 여기지 않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경부봉축술 후에도 자궁경부 길이는 짧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술이 한 번으로 끝난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자궁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이식된 봉합실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염증이 없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 자궁경부무력증이라는 단어는 처음 들을 땐 막막하고 두렵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수술, 그리고 철저한 관리로 많은 부모가 건강하게 아이를 품어낸다. 나 역시 매일 ‘내일도 잘 버텨주길’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지냈고, 그 끝엔 아이의 울음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