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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by lloooopsll 2025. 4. 20.

자위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자위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당황스러운 순간, 그러나 아이에겐 아주 중요한 질문

어느 날, 아이가 물었다. “엄마, 자위가 뭐야?”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경험을 한 부모는 적지 않다.
우리 세대는 이런 질문을 부모에게 해본 기억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대부분 성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였고, ‘그런 건 몰라도 돼’라는 말로 덮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다르다. 검색 한 번이면 단어의 정의를 알 수 있고, 친구들과도 민감한 주제를 거리낌 없이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 시점은 부모가 아이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아이가 성에 대해 물어봤다는 것은 부모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자위라는 주제는 민망하고, 부끄럽고, 때로는 “이제 이런 걸 알면 안 되는데” 하는 걱정이 앞선다. 문제는 이러한 당황스러운 감정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아이는 “내가 이상한 질문을 했나?”, “부모님이 화내는 걸 보니 이건 나쁜 행동인가?”라는 혼란을 느끼고, 이후엔 더 이상 묻지 않게 된다.

결국 아이는 정확한 정보 없이 친구나 온라인 콘텐츠, 혹은 포르노 같은 왜곡된 매체를 통해 자위에 대해 알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만들고, 아이가 자신의 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자위에 대해 아이가 물어봤다면, “그런 건 안 물어보는 거야”라고 반응하기보다 “궁금할 수 있어. 중요한 질문이야”라고 말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첫걸음이다.

자위는 사춘기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신체적, 심리적 반응이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자위를 정상적이고 건강한 발달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아이가 자신의 몸에 대해 탐색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태도는, 아이가 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이 눈높이에 맞는 설명, 부끄러움 없이 말해주는 용기

성에 대한 대화를 꺼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인 경우가 많다. 자위라는 주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이가 직접 물어봤을 때는 너무 깊거나 복잡한 설명보다 아이의 연령과 발달 수준에 맞게, 핵심을 중심으로 간단하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 아이가 자위에 대해 물었다면, “자위는 자기 몸을 만져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말해. 네 몸을 알아가는 과정이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겪는 일이야”라고 설명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자위를 ‘나쁜 행동’이나 ‘수치스러운 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샤워를 오래 하고 나오는 것이 이상해 자주 닦아보라고 했다고 한다. 아들은 처음엔 말하지 않다가, 결국 “기분이 좋아서 그랬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고, 엄마는 큰소리를 내지 않고 “그럴 수 있어. 몸에 대해 알아가는 거니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다만 개인적인 일이니까 혼자 있을 때 하는 거란 건 알아야 해”라고 말했다. 이후 아이는 자위를 ‘숨겨야 할 행동’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하고 이해해야 할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부모는 자위를 무조건적으로 통제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 오히려 건강한 방식으로 자기 몸을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진짜 교육이다. 미국성교육정보센터(SEICUS)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가이드라인에서 “자위에 대해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사적인 공간에서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자위는 감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단순히 신체적 자극을 넘어서, 불안하거나 외롭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자기위안 행동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위에 대해 이야기할 땐, 감정 조절, 스트레스 해소, 심리적 안정에 대한 내용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 시작하는 성교육,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지키는 첫걸음

자위에 대한 반응은 아이의 ‘자기결정권’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성교육의 핵심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자기 몸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 즉 자기결정권을 키우는 것이다.

부모가 자위라는 주제에 대해 너무 예민하거나 통제적으로 반응하면, 아이는 몸을 수치스럽게 여기게 되고, 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된다. 반면 자위를 감정의 일부로 인정하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아이는 자기 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법을 배운다.

예컨대 “기분이 좋아지는 건 나쁜 일이 아니야. 다만 그건 사적인 행동이니까, 혼자 있을 때 해야 하고, 위생도 잘 지켜야 해”라는 식의 대화는 금기나 처벌이 아닌 규칙과 경계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또한 부모는 자위를 포함한 성적 행동이 결코 ‘폭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나의 기분이나 욕구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이는 결국 아동 성폭력 예방의 기본교육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위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히 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 자기 존중감, 타인 배려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성장의 과정이다.

🌱 부모의 침착한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내가 괜찮은 존재구나”라는 깊은 메시지가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