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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로 알게 된 기형 가능성 부모의 선택과 준비

by lloooopsll 2025. 4. 23.

초음파로 알게 된 기형 가능성 부모의 선택과 준비
초음파로 알게 된 기형 가능성 부모의 선택과 준비


“정밀초음파를 받아보시겠어요?” 그 순간 마음속에 스며든 불안

정기 검진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 의사 선생님이 마지막에 조심스럽게 던진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돌아요.
“이번 초음파에서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보여요. 정밀초음파를 받아보는 게 좋겠어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몸은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이미 수십 걸음 앞서 걱정과 상상의 늪에 빠져들죠.
‘아기한테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기형이면 어떻게 해야 하죠?’,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동안 비교적 순조로웠던 임신 기간이, 갑자기 낯설고 불안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이 들 거예요.

임신 중 초음파는 단지 태아의 크기만 보는 게 아니라, 심장, 위, 신장, 뇌, 척추 등 주요 장기의 형태와 기능을 관찰하는 과정이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아주 작은 이상 징후도 발견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상이 의심된다’는 말이 반드시 ‘기형이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 말의 대부분은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즉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미죠.

 

실제로 2차 정밀초음파나 고해상도 검사(MRI)를 통해 “정상 범위 내입니다”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도 매우 많아요.
그만큼 이 시기의 초음파는 조기 진단이라는 장점을 가지면서도, 때론 부모의 불안을 부추기는 시작점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이 시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정보는 나침반이 돼요

정밀초음파를 받고, 유전자 검사나 추가적인 검사가 이어지면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가능한 진단명을 설명하고, 경우에 따라 양수검사, PGT-M 같은 유전적 분석, 또는 드물게는 임신 중단 여부에 대한 상담까지 연결되기도 해요.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부모는 감정적으로 큰 충격을 받게 돼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건가요?”, “이걸 부모인 우리가 판단해야 한다는 건가요?”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밀려와요.

 

그런데 이때 정확한 정보와 믿을 수 있는 상담이 가장 큰 힘이 돼요. 서울아산병원 고위험산모센터에서는 기형 가능성이 보이는 경우, 산부인과 단독이 아니라 소아심장과, 신경외과, 유전상담팀 등 다학제적으로 협진을 진행해요.

 

이 과정에서 장애 정도, 치료 가능성, 출생 후의 삶의 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고, 부모가 무작정 결정하지 않도록 함께 방향을 만들어가요.

 

한 산모는 임신 24주 정밀초음파에서 심장에 작은 결손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처음에는 “이 아기를 지켜도 되는 걸까?” 하는 무거운 고민에 빠졌지만, 추가 검사와 상담 끝에 “출생 후 자연 폐쇄될 수 있는 작은 심실중격 결손”이라는 진단을 받고, 출산 후 별다른 치료 없이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그때 그녀는 말했어요. “처음엔 무서웠지만, 정보가 생기니까 조금씩 나아졌어요. 정보는 감정을 없애주는 게 아니라, 감정이 가라앉을 자리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혹은 어떤 선택도 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부모의 마음은 “내가 이 아이를 지키고 싶다”는 단 한 가지 진심에서 시작되죠. 그래서 이 시기의 감정은 너무도 복잡하고, 때로는 그 어떤 위로도 공허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기억해요.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중이고, 그 어떤 감정도 틀린 게 아니에요.
두려워도 되고, 슬퍼도 되고,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하고 한탄해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안고도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강하고 위대한 부모라는 사실이에요.

 

만약 기형이 확진되었다면, 출산 이후의 의료적 접근, 사회적 지원, 돌봄 체계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많은 병원에서 고위험군 태아 진료 후, 출산 직후 소아전문 치료 계획과 연계해주는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으니까요.

 

부모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시대는 아니에요.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믿어도 괜찮아요.

 

💛 불확실성 속에서도 당신은 아이와 함께 자라고 있어요.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이미 가장 필요한 걸 하고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