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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기다리는 많은 여성들에게 가장 큰 바람은 ‘무사히, 건강하게 아이를 낳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평소 건강하던 여성도 임신 중 예기치 못한 문제에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은 이름도 생소하고 흔치 않지만, 유산, 조산, 태반 이상 등 여러 임신 합병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대부분의 여성은 두려움을 먼저 느낍니다. “나는 이제 임신을 할 수 없는 걸까?”, “아기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 꼬리를 물지요. 이 글에서는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임신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이 질환을 안고도 건강하게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이란 무엇인가요?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Antiphospholipid Syndrome, APS)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체내 면역 체계가 스스로의 세포를 공격하면서 혈액 내에 항인지질 항체를 생성하는 병입니다. 이 항체는 정상적인 혈액 응고 과정을 방해하거나 오히려 과도한 응고를 유도하여, 혈전(혈관 내 피떡)이 생기기 쉽게 만듭니다.
일반적으로는 반복적인 심부정맥 혈전, 폐색전증,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지만, 가임 여성의 경우 가장 심각한 결과는 바로 임신 합병증입니다. 실제로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은 다음과 같은 임신 관련 합병증의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 반복 유산 (특히 10주 이후)
- 조산, 자궁 내 성장지연 (IUGR)
- 임신중독증
- 태반 조기 박리
- 태아 사망
이처럼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은 임신을 어렵게 만들거나, 임신 후 태아의 생존에도 위협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된 만큼, 자가면역성 루푸스(SLE) 와 병행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면역학적 검사가 필요합니다.
임신 중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 진단을 받았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많은 여성들이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처음 듣는 순간, “임신이 어려울까봐” 혹은 “또 유산할까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진다면 건강한 출산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질환은 혈액검사로 진단되며, 항카디오리핀 항체(aCL), 베타2글리코프로테인-1 항체, 루푸스 항응고제 등의 항체가 두 번 이상 양성일 경우 확진됩니다. 과거에 반복 유산을 겪은 여성, 원인 불명의 태아사망이나 혈전 병력이 있는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진단 이후에는 다음과 같은 치료법이 진행됩니다:
-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항혈전 작용을 통해 혈류를 원활하게 합니다.
- 헤파린 주사: LMWH(저분자량 헤파린)을 임신 기간 내내 주사합니다. 아기에게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면역억제 치료: 루푸스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된 경우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임신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항인지질 항체가 태반의 형성 초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태아 생존율에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이 있어도 건강한 임신이 가능한가요?
대답은 “예”입니다. 과거에는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을 ‘유산의 판결’처럼 여겼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치료 성공률은 70~80% 이상으로, 임신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출산한 사례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에 따르면,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으로 진단된 여성 중 적절한 치료를 받은 그룹에서는 80% 이상이 건강한 출산을 했습니다. 반대로, 치료받지 않은 그룹에서는 유산률이 90% 이상이었다는 보고도 있어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입증됩니다.
출처: Erkan D et al., "Long-term outcome of antiphospholipid antibody-positive patients,"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2011.
환자 사례도 함께 보겠습니다. 34세 여성 A씨는 두 번의 유산 후 ‘항인지질 항체 양성’ 진단을 받았고, 이후 아스피린과 헤파린 병행치료를 통해 임신 39주에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그녀는 블로그를 통해 “진단받은 날 절망했지만, 지금은 감시와 치료 덕분에 그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 고민하지 않는 것, 그리고 정기적인 진료를 거르지 않는 것입니다.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은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지만, 의사와 함께라면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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