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해 보여도 완전히 다른 두 가지 검사 이야기
임신 중 검사를 권유받았을 때, 헷갈렸던 나의 경험
임신을 준비하거나 막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병원에서 'PGT검사'와 'NIPT검사'를 각각 권유받았다. 둘 다 '태아의 건강'을 미리 확인하는 검사라고 들었지만, 이름도 어렵고 설명도 복잡해서 둘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둘 다 해야 하나?", "굳이 둘 다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어렵고 딱 맞는 설명을 찾기 힘들었다.
많은 부모들이 이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겪는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는 'PGT검사'와 'NIPT검사'. 하지만 이 둘은 검사 시기, 방법,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각각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뚜렷하게 다르다. 오늘 이 글에서는 내 경험과 함께 이 두 검사의 차이를 쉽게 풀어보고, 각 상황에 맞게 어떤 검사를 선택해야 하는지 안내하고자 한다.
혹시 아직 PGT검사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가 궁금하다면, [PGT검사, 정말 필요한가요?] 글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 글에서는 PGT검사의 필요성과 실제 경험을 자세히 담았다.
PGT검사와 NIPT검사, 무엇이 다를까요?
PGT검사는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의 약자로,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의미한다. 이 검사는 시험관아기 시술(IVF) 과정 중 수정란이 만들어진 후, 착상하기 전에 그 수정란(배아)에서 세포를 소량 떼어내어 유전자 이상 여부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즉, 임신이 되기 전 단계, 아주 이른 시기에 이루어지는 검사다.
반면 NIPT검사는 Non-Invasive Prenatal Testing의 약자로, '비침습적 산전 검사'를 의미한다. 이는 임신 10주 이후 산모의 혈액에서 태아의 DNA를 분리하여,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 같은 주요 염색체 이상을 선별하는 검사다. 즉, 이미 임신이 된 후, 산모의 혈액을 통해 태아 건강을 확인하는 검사다.
간단히 말하면,
- PGT검사는 임신 전에 수정란을 검사하는 것,
- NIPT검사는 임신 후 태아를 검사하는 것이다.
검사 대상도 다르다. PGT는 직접 수정란 세포를 채취하여 유전자를 분석하는 데 비해, NIPT는 산모 혈액 속에 섞여 있는 태아 DNA 조각을 분석하는 비침습적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NIPT는 몸에 칼을 대거나 특별한 위험이 거의 없다. 검사 목적 역시 차이가 있다. PGT검사는 주로 부부 중 유전질환 보인자가 있거나 반복 유산, 고령 임신 등 위험 요인이 있을 때 사용된다. 반면 NIPT검사는 전반적인 염색체 이상을 선별하기 위해 거의 모든 임산부에게 추천된다.
또한 PGT검사 결과는 착상 전에 나오는 반면, NIPT는 임신 중인 상태에서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PGT는 건강한 배아만 이식해 임신 확률과 건강한 출산 가능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고, NIPT는 이미 진행 중인 임신에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추가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처럼 검사 시기, 방법, 목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두 검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각각 사용되어야 한다. 둘 다 필요할 수도 있고, 하나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내게 필요한 검사는 무엇일까? 선택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
임신을 준비하거나 초기 임신 단계에 있다면, "둘 다 받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PGT검사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만약 자연 임신을 계획하고 있고, 특별한 유전 질환 가족력이 없다면, 굳이 PGT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이 경우에는 임신 후 NIPT검사를 통해 기본적인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반면 IVF(시험관아기)를 시도 중이거나, 부부 중 한쪽이 유전적 질병을 가지고 있다면 PGT검사가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건강한 배아를 선택해 착상함으로써, 반복 유산이나 심각한 유전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NIPT검사는 비교적 폭넓게 적용된다. 요즘은 35세 이상의 고령 임산부뿐만 아니라 젊은 임산부들도 많이 선택한다. 검사 정확도가 99% 이상이기 때문에, 다운증후군 등 주요 염색체 이상에 대한 안심을 얻을 수 있다. 다만, NIPT는 '확진 검사'가 아니라 '선별 검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상 소견이 나오면 추가로 양수검사나 융모막 검사 같은 침습적 검사를 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실제로 나는 IVF 과정 중 PGT검사를 진행했고, 임신이 된 후에도 NIPT검사를 별도로 진행했다. 두 검사 모두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무겁고 불안했지만, 그 시간을 보내며 배운 것은 단 하나였다.
검사는 내게 '정보'를 주는 것이지,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니라는 것. 정보를 바탕으로 내 가족과 함께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이 모든 검사들이 존재하는 이유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다.
만약 PGT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PGT검사 결과 기다리는 동안,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 글을 함께 읽어보자. 기다림을 견디는 마음가짐과 준비 방법을 자세히 나누었다.
💛 기억하자. 어떤 검사를 선택하든, 모든 결정은 '나'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내리는 가장 소중한 선택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선택을 하는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